인촌상 수상 이대봉 이사장, 상금-사재 합쳐 2억 기부

가톨릭 미혼모자시설에 전달 “인촌 선생의 얼과 뜻에 보답”

23일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 이대봉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경기 수원시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에서 청소년 및 미혼모 자립 지원 장학금 2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예술학원 제공
23일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 이대봉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경기 수원시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에서 청소년 및 미혼모 자립 지원 장학금 2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예술학원 제공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서울예고, 예원학교) 이대봉 이사장(참빛그룹 회장)이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가 운영하는 미혼모자시설 ‘생명의 집’과 ‘모성의 집’에 2억 원을 기부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달 제37회 인촌상 교육부문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1억 원에 사재 1억 원을 더해 청소년과 미혼모 자립 지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그는 동아일보에 “평소 저출산 문제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미혼모 자립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촌상을 수상하며 인촌 선생의 얼과 뜻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23일 경기 수원시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에서 장학금을 전달했다. 생명의 집과 모성의 집에 각 1억 원이 돌아간다. 이 이사장은 “수녀님들처럼 24시간 함께하며 그들을 도울 수는 없지만 재정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미혼모들이 세상의 편견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양육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번 기부에 대해 “아들을 학교폭력으로 죽게 한 자들에 대한 용서의 힘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하기 전까지 기업만 경영했던 이 이사장은 1987년 서울예고 2학년이었던 막내아들 대웅 군을 학교폭력으로 잃었다. 분노했지만 죽은 아이가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는 걸 깨닫고 가해자들을 용서했다.

1988년 아들 이름을 딴 이대웅음악장학회를 만들어 성악콩쿠르를 개최하고 유학비를 지원했다. 불우한 학생과 중국의 독립운동가 자손이나 베트남 소수민족 학생 등을 도왔다. 올해까지 5만1000여 명이 221억 원의 혜택을 받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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