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인촌상 시상식… 부문별 상금 1억원씩
수상자들 소감… “미혼모 위한 시설에 상금 기부”
“더 열심히 하라는 주마가편” “조국의 은혜 잊지않고 헌신할 것”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37회 인촌상 시상식이 11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수상자인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참빛그룹 회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와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3/10/12/121623387.6.jpg)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진강)와 동아일보사는 인촌 선생의 탄생일인 10월 11일에 맞춰 매년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수상자는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참빛그룹 회장(교육)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언론·문화)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과학·기술)로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이진강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인촌상은 인촌 선생의 나라 사랑 외침이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고, 미래로 나가고자 하는 역사 인식의 표상”이라며 “수상자들이 더 밝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나갈 마음을 다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도연 인촌상 운영위원장은 수상자 선정 경위를 보고했다. 운영위원회는 외부 심사위원 16명을 위촉하고 후보군을 추린 뒤 6∼8월 수차례 회의를 열고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이대봉 이사장(82)은 36년 전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아들이 서울예고 2학년 때 선배들에게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하자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2010년 서울예술학원(서울예고, 예원학교) 재단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사재 약 550억 원을 출연했다. 올해 5월 서울예고에 1084석 규모의 공연장(도암홀)을 갖춘 서울아트센터를 개관했다. 학교 인수 후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하며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서울예고를 국내 최고 예술 명문고로 키웠다. 이 이사장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며 교육을 강조했던 인촌 선생의 뜻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아들을 떠나보낸 후 (가해자를) 원망하지 않고 참으려 애썼다. 여러분도 큰일이 닥쳤을 때 원수를 용서하시면 좋을 것 같다. 상금은 미혼모를 위한 시설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김종규 이사장(84)은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서 지키고 가꾸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헌신했다. 1990년 국내 최초 출판·인쇄 박물관인 삼성(三省)출판박물관 설립을 주도했다. 박물관은 초조대장경 등 국보를 비롯한 문화재 10만여 점을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2009년부터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12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 매입에 나서 1910년 일제가 강제 매각한 지 10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했다. 김 이사장은 “인촌 선생은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는 물론 광복 후 우리나라, 우리 시대를 이끌어주신 큰 어른”이라며 “더 열심히 하라는 주마가편으로 알겠다. 수상의 영광을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과 박물관·미술관인들에게 돌린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엔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장석영 대한언론인회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은 서울예고 학생들이 펼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