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인촌상 시상식… 부문별 상금 1억원씩
수상자들 소감… “미혼모 위한 시설에 상금 기부”
“더 열심히 하라는 주마가편” “조국의 은혜 잊지않고 헌신할 것”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진강)와 동아일보사는 인촌 선생의 탄생일인 10월 11일에 맞춰 매년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수상자는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참빛그룹 회장(교육)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언론·문화)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과학·기술)로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이진강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인촌상은 인촌 선생의 나라 사랑 외침이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고, 미래로 나가고자 하는 역사 인식의 표상”이라며 “수상자들이 더 밝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나갈 마음을 다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도연 인촌상 운영위원장은 수상자 선정 경위를 보고했다. 운영위원회는 외부 심사위원 16명을 위촉하고 후보군을 추린 뒤 6∼8월 수차례 회의를 열고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이대봉 이사장(82)은 36년 전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아들이 서울예고 2학년 때 선배들에게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하자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2010년 서울예술학원(서울예고, 예원학교) 재단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사재 약 550억 원을 출연했다. 올해 5월 서울예고에 1084석 규모의 공연장(도암홀)을 갖춘 서울아트센터를 개관했다. 학교 인수 후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하며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서울예고를 국내 최고 예술 명문고로 키웠다. 이 이사장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며 교육을 강조했던 인촌 선생의 뜻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아들을 떠나보낸 후 (가해자를) 원망하지 않고 참으려 애썼다. 여러분도 큰일이 닥쳤을 때 원수를 용서하시면 좋을 것 같다. 상금은 미혼모를 위한 시설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김종규 이사장(84)은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서 지키고 가꾸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헌신했다. 1990년 국내 최초 출판·인쇄 박물관인 삼성(三省)출판박물관 설립을 주도했다. 박물관은 초조대장경 등 국보를 비롯한 문화재 10만여 점을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2009년부터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12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 매입에 나서 1910년 일제가 강제 매각한 지 10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했다. 김 이사장은 “인촌 선생은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는 물론 광복 후 우리나라, 우리 시대를 이끌어주신 큰 어른”이라며 “더 열심히 하라는 주마가편으로 알겠다. 수상의 영광을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과 박물관·미술관인들에게 돌린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엔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장석영 대한언론인회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은 서울예고 학생들이 펼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