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이대웅콩쿠르’서 배출한 스타성악가 한자리에

‘이대웅콩쿠르’서 배출한 스타성악가 한자리에
이대웅장학회 30주년 콘서트…박종민·임선혜·정호윤 공연, 김민 음악감독·크라머 지휘
아들 잃은 슬픔 이겨내려 장학회 운영한 이대봉 회장…음악도 등 2만9천명 지원

김연주 기자
입력 : 2017.11.06 17:00:42
1987년 11월 26일 서울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대웅 군이 상급생의 가해로 교정에서 그만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꿈 많던 성악도 막내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버지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의 가슴은 무너졌다.
하지만 그는 슬픔을 사랑과 용서로 이겨냈다. 못다 한 아들의 꿈을 아들과 같은 꿈을 꾸는 학생들로 하여금 이어나가도록 한 것. 이대봉 회장은 그해 아들의 이름을 따 ‘이대웅음악장학회’를 설립하고 매년 한국성악콩쿠르를 개최해 한국의 성악인재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대웅음악장학회 30주년을 기념해 ‘유로피안 스타 초청음악회’가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대웅음악장학회는 5년마다 기념음악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한국성악콩쿠르의 역대 입상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으는 이 음악회는 국내외의 쟁쟁한 성악가들이 출연해 매회 화제를 모았다.
올해 ‘유로피안 스타 초청음악회’에는 이름에 걸맞게 유럽은 물론 세계 클래식음악계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세 명의 성악가가 함께한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박종민(베이스·17회 1위), 고음악계의 디바 임선혜(소프라노·10회 대상), 뉴욕·이탈리아·독일의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호윤(테너·11회 1위)이 그 주인공이다.

이대봉 회장

또한 이날 연주는 김민 음악감독이 이끄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페라단 상임지휘자인 프랑크 크라머가 지휘봉을 잡는다.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총예술감독을 맡았다.
이번 기념음악회는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들로 꾸며진다.
1부는 파우스트 갈라 콘서트로서 ‘금송아지 노래’ ‘보석의 노래’ ‘정결한 집’ 등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주요 아리아로 채워질 예정이다. 2부는 베르디의 ‘레퀴엠’,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내 마음은 호수요’ ‘강 건너 봄이 오듯’ ‘눈’과 같은 따스한 정서의 한국 가곡들로 구성된다.
이번 30주년 기념음악회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임선혜는 “한국 출신 성악가로 이름을 날리는 분들 중 ‘이대웅 콩쿨’이라고 불리는 이 콩쿨을 안 거쳐 가신 분은 아마 거의 없을 듯하다.
 내가 10회 때 대상을 받고 20주년 때 기념음악회에 참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주년이 됐다”며 “10년 만에 다시 정호윤, 박종민 이 두 훌륭한 동료 성악가들과 이대웅음악장학회의 30주년 기념음악회를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밝히기도 했다.
이대웅음악장학회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장학금과 상금으로 유명하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성악콩쿠르 입상자 413명, 성적이 우수한 고교·대학생 854명, 소년소녀 가장 등 총 2만9045명에게 55억7000만원을 지원해 왔다.
또 이대봉 회장은 2010년엔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한 뒤 430억원을 들여 세계적인 예술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