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호찌민 시와 중부지방을 3주 간 취재한 뒤 하노이의 노이 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5월 중순이다.
그때 내가 투숙한 통녓(통일)호텔은 프랑스 식민시대에 건축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었다. 한때는 웅장하고 우아했을 건물은 보수를 하지 못해서 퇴락했다. 1인 숙박료는 하루에 미화 37달러0센트.◇2011년 한국 호텔 풍경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어느 날.
그랜드 플라자 하노이 호텔의 3층에 있는 드넓은 중국식당 거문고룸에서 이대봉 회장과 식탁에 마주 앉았다.
회장님의 손님 접대에 영국인 총주방장 폴 알랜 우드, 중식 주방장 텅 캄 셍과 일식 주방장 구니히코 하마다 그리고 이재웅 총지배인이 대기한다. 회장님 수행역인 최준근 운영총괄팀장과 음식접대 담당 여직원 2명도 대령한다.
이대봉 회장은 호텔의 착공과 개점 날짜를 정확하게 꼽아 보인다.
“2007년 6월30일에 착공해서 작년 9월26일에 문을 열었으니까 오늘이 3년 2개월 26일이 됐네요.”
“베트남 정부가 입찰에 붙였을 때 세계 굴지의 44개 업체가 경합했는데 우리는 맨 마지막에 접수를 했지만 공사를 따냈지요.” 이대봉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2010년 하노이 정도 천년 기념일에 맞추어 개장하겠다”고 맹세하여 베트남 정부의 마음을 잡았다고 한다.
질문 : 건축비가 얼마나 들었나.
이대봉 회장 : 2억 달러다.
질문 : 건축 자금은 모두 이 회장 돈인가.
이대봉 회장 : 은행에서 3500만 달러를 기채 하였는데 이미 700만 달러를 갚고 2800만 달러만 남아있다.
질문 : 이제 흑자를 내는가.
이대봉 회장 : 직원 600명과 임시직원 300명의 급료를 주고 관리비를 내고 남는 정도다. 감가상각과 이자를 따지면 적자지만, 지금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그랜드 플라자 하노이 호텔은 대지면적 1만9689㎡(5956평)에 순수한 한국 자본으로 건설한 최첨단 특급 호텔이다. 지상 30층에 객실 618개, 베트남 국회의사당이 내려다보이는 신흥 중심가 쩐지흥 거리에 있다. 이 회장은 자기 호텔이 7성급에 상당한다고 호언장담한다.